[가슴으로 읽는 동시]
다시
뿌리째 뽑혀
쓰러진 나무둥치에
새순이 파릇파릇 돋았다.
그래,
다시 시작이다.
-장지현(1971~ )
불운(不運)의 나무가 있다.
'뿌리째 뽑혀/ 쓰러진 나무'다.
태풍이 그랬을까. 어쩌나, 주저앉아 있을 수만은 없지.
'그래,/ 다시 시작이다'라며 나무는 일어섰다.
둥치에 파릇한 새순을 뽑아 올리며.
작은 희망의 깃발을 세웠다.
그 깃발 앞세우고 '다시' 나무가 되는 길로 나섰다.
좌절도 낙망도 훌훌 털고. 하늘로 푸른 발걸음을 시작했다.
나무들이 새잎들을 엮어 내기에 바쁜 철.
산도 소리 없이 부산스럽다.
봄볕에 나앉은 때 묻지 않은 잎들이 눈부시다.
이리 좋은 철인데도 코로나로 직장을 잃거나
사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이 줄을 잇고 있다.
꺾이지 않고 일어선 나무의 정신이 그들의 상처를 꿰매 주고,
힘과 용기의 싹을 돋게 해 발걸음을 가볍게 해주었으면!
누구든 다시 시작하려면 낙심을 떨치는 게 먼저라고
나무는 말한다.
박두순 동시 작가
<사대부고 11회 홈피에서>
<고옥분 작가님으로 부터>
2020. 05. 03.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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