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돌담 울 안에
햇볕 한 자락 못다 마련한
희한에 서려
푸릇푸룻 멍든 가슴
이제
이만큼
이정도 다시 세우고
하늘을 향하면
스며드는 아픔은
하늘을 가린 한 주먹 고집임이야.
어느 한 강가에서
당신을 사랑하기보다
나만을 이야기 하기에
급급했던 나는
나룻배 타고
바람 따라 물살 따라
꼬박 한 해를 보내고
이제 고향으로 돌아가는
노을빛 흐르는 강어귀에 닻을 내린다.
황토흙 두 줄 마찻길 따라가노라면
저만치
저녁연기 피어오르는 낯익은 마을
감꽃 집집마다 떨어지던 고향마을
동구 밖 강물에선 여전히 유년의 물놀이
강바람의 펄럭이던 외할머니 물빛 치마에
울컥 토해내는 울음 같은
그리움
저녁노을 위에 흐른다.
해저물녘
켜켜로 얼룩진 세월의 틀에 서서
주먹 쥔 손 안 버거운 고집덩이
풀풀 하나씩 강바람에 날려
저녁연기 피어오른다
푸릇푸릇 멍든 매듭마다 빛살 꽂혀
돌담 울 안마다 노을빛 넘쳐 흘러
화안하게 밝아지는 고향마을
나그네의 귀로
이제야 옷깃 여미고 당신을 사랑함은
당신 앞에 서도 부끄러움 없는 귀향.
~* 고옥분 포토에세이 *~
{외할머니의 사진첩} 중에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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