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보 산책 2

세월은 부지런히 앞으로 가는데

가만히 귀 기울이면 첫눈 내리는 소리가 금방이라도 들려올 것 같은 하얀 새 달력 위에 그리고 내 마음 위에 바다 내음 풍겨 오는 푸른 잉크를 찍어 희망이라고 씁니다. 창문을 열고 오래 정들었던 겨울나무를 향해 한결같은 참을성과 고요함을 지닐 것 이라고 푸른 목소리로 다짐합니다. 세월은 부지런히 앞으로 가는데 나는 게으르게 뒤처지는 어리석음을 후회하고 후회하며 올려다본 하늘에는 둥근 해님이 환한 얼굴로 웃으라고 웃으라고 나를 재촉합니다. 너무도 눈부신 햇살에 나는 눈을 못 뜨고 해님이 지어주는 기쁨의 새 옷 한 벌 우울하고 초조해서 떨고 있는 불쌍한 나에게 입혀줍니다. 노여움을 오래 품지 않는 온유함과 용서에 더디지 않은 겸손과 감사의 인사를 미루지 않는 슬기를 청하며 촛불을 켜는 새해 아침 나의 첫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