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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영님의: 나를 지우고

수정산 2016. 2. 23. 19:00

 

나를 지우고

 

 

 

산에서

산과 더불어 산다는 것은

산이 된다는 것이다.

 

나무가 나무를 지우면

숲이 되고...

 

 

 

산에서

산과 벗하여 산다는 것은

나를 지우는 일이다.

 

나를 지운 다는 것은 곧

너를 지운다는 것.

 

 

 

밤새 그리움을 살라 먹고 피는

초롱꽃 처럼

 

이슬이 이슬을 지우면

안개가 피고

 

안개가 안개를 지우면

푸른 하늘이 되듯.

 

 

 

산에서

산과 더불어 산다는 것은

나를 지우는 일이다.

 

 

 

사진: < 백두대간 장수덕유 서봉을 걸으며 >

 

 

2016. 02.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