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또 말했잖아 우리들의 남아 있는 生이 지는 해의 석양빛을 받는 겨울나무 숲의 떡갈나무 잎새임을 바람 불면 우수수 지는 해를 닮아간다고 너 내려놓으라고 물기 없는 자궁처럼 자랑할 것 하나 없는 누렇게 뜬 얼굴 매달아 겨울바람 앞에 저항하지 말고 어서 내려놓으라고 네가 또 말했잖아 꽁꽁 가슴 닫고 마른 잎맥 고집하지 말라고 푸른 초장에 목책 둘러 너와 나 구별하지 말고 모난 얼굴 강바람에 햇살 담은 물살에 제살 깎일 때 아파 아파 소리 질러 그믐달이 되었다가, 보름달이 되었다가 갯벌가 별빛 받아 수숫대 닮은 억새풀 흔들어 허물 벗어 강물에 띄우라고 네가 또 말했잖아 가벼워지라고 실패도 아픔도 제왕의 화관도 아름다운 면류관도 이제는 기억의 미로를 헤매는 알츠하이머 환자의 훈장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누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