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로 2

고분님의 귀로

어느 돌담 울 안에 햇볕 한 자락 못다 마련한 희한에 서려 푸릇푸룻 멍든 가슴 이제 이만큼 이정도 다시 세우고 하늘을 향하면 스며드는 아픔은 하늘을 가린 한 주먹 고집임이야. 어느 한 강가에서 당신을 사랑하기보다 나만을 이야기 하기에 급급했던 나는 나룻배 타고 바람 따라 물살 따라 꼬박 한 해를 보내고 이제 고향으로 돌아가는 노을빛 흐르는 강어귀에 닻을 내린다. 황토흙 두 줄 마찻길 따라가노라면 저만치 저녁연기 피어오르는 낯익은 마을 감꽃 집집마다 떨어지던 고향마을 동구 밖 강물에선 여전히 유년의 물놀이 강바람의 펄럭이던 외할머니 물빛 치마에 울컥 토해내는 울음 같은 그리움 저녁노을 위에 흐른다. 해저물녘 켜켜로 얼룩진 세월의 틀에 서서 주먹 쥔 손 안 버거운 고집덩이 풀풀 하나씩 강바람에 날려 저녁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