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라는 기적 2

친구의 자리

어른이 될수록 친구는 결코 가장 앞자리를 차지할 수 없다는 사실을 뚜렷이 느끼게 된다. 결국 가족이 우선이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면 어쩔 수 없이 뒷자리로 밀려나는 것이 친구인 것이다. 하지만 내가 사랑을 잃었을 때 나를 다독여주던 존재는 분명 친구였고, 가족을 떠나보냈을 때 가만히 품을 내주던 존재 또한 친구였다. 그래, 친구란 그런 것이다. 서로의 마음에 가장 앞자리를 차지하지 않아도 주어진 그 자리를 묵묵히 지키는 것. 때로는 뒷자리로 밀려나더라도, 그렇게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서로를 지탱하는 것. 거창한 무엇을 기대하지 않고 내가 가장 우선이길 바라지도 않는, 그토록 편안한 모습으로, 어떠한 부담도 안겨주지 않은 채 삶의 길목에서 언제든 찾아와 쉴 수 있는 벤치가 되어주는 것. 그러므로 '우리..

그렇게 살아가고 싶다.

살다 보면 절망이라는 두 글자가 자꾸만 나의 뒤를 쫓아올 때가 있다. 자꾸만 뒤를 돌아보며, 나를 쫒아오는 절망에서 벗어나기 위해 마구 내달리게 되는 때가 있다. 앞으로의 나의 삶에도 절망의 순간이 찾아오지 않으리라고 장담할 수 없다. 분명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이 생겨날 것이고, 현실이 짜꾸만 나를 뒤쫓아올 것이다. 하지만 지난 세월을 겪으며 내가 알게 된 것은, 절망이 찾아온다고 해서 모든 희망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절망이 자꾸만 내 삶을 옥죄어온다 하더라도, 희망을 바라볼 수 없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두 가지 모두가 내 삶에 존재한다면,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면, 나는 절망에 쫓기어 도망가기보다, 희망을 바라보며 달려가고 싶다. 그렇게 살아가고 싶다. [당신이라는 기적] 중에서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