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은 죽어서 말한다"
나는 죽었노라 스물다섯 젊은 나이에
대한민국의 아들로 나는 숨을 마치었노라
절식하는 구름과 바람이 미쳐 날 뛰는 조국의
산맥을 지키다가 드디어 드디어
나는 숨지었노라
나는 조국의 군복을 입은 채
골짜기 풀숲에 유괘히 쉬노라
이제 나는 잠에 피곤한 몸을 쉬이고
저 하늘에 날으는 바람을 마시게 되었노라
나는 자랑스런 내 어머니 조국을
위해 싸웠고 내 조국을 위해
또한 영광스러이 숨지었노니
여기 내 몸 누운 곳 이름모를 골짜기에
밤이슬 내리는 풀숲에 나는 아무도 모르게 우는
나이팅게일의 영원한 짝이 되었노라
산 옆 외따른 골짜기에 혼자 누운 국군을 본다
아무말 아무 움직임 없이 하늘을 향해 눈을 감은
국군을 본다 .
누른 유니품 햇빛에 반짝이는 어깨의표시
그대는 자랑스런 대한민국의 소위였구나
가슴에선 아직 더운피가 뿜어 나온다
장미 냄새보다 더 짙은 피의 향기여
엎드려 그 젊은 주검을 통곡하며 나는 듣노라
그대가 주고 간 마지막 말을...
국군은 죽어서 말한다 中에서
*- 모윤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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