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둔지
시는 무신론자가 만든 종교
신없는 성당.
외로움의 성전.
언어는 시름시름 자란
외로움과 사귀다가 무성히 큰 허무를 만든다.
외로움은 시인들의 운둔지
외로움은 신선한 성당
시인은 자기가 심은 나무
그늘 밑에서 휴식을 취하지 않는다.
나는 나무에 목메달고 죽는 언어 밑에서 무릎끓고 기도한다.
시인은 1인 교주이자
그 자신이 1인 신도
시는 신이 없는 종교 그 속에서 독생 ( 獨生 )하는 언어
시은 ( 市隱 )하는 언어
나는 일생동안 허비할 말의 허기를 새기리라.
*시은: 세속 속에서의 은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