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의 기.지맥

[스크랩] 한강기맥 마지막 구간 및 결산

수정산 2010. 10. 13. 20:54

이제 마지막 구간이라는 생각인지 산행을 앞두고 몇일전부터 마음이 설렌다.

직장내 전국단위 행사가 있어 정신없이 바빴던 한주였다. 그러면서도 동기회 회식도 하였고

인사이동이 있어 보내는 이들을 위한 자리도 있었던 터라 월요일 부터 금요일까지 하루도

거르지 않고 술을 마신 그런주였다. 이렇게 술을 마셔도 되는 거야?

아내는 술좀 줄이라고 매번이야기 하지만 또 나도 그러고 싶지만 상황은 자꾸 술 권하는 사회로

바뀌고 있다. ...일주일을 파김치로 보내고 토요일은 씨린 속을  달래며 집에서 쉬려는데

송화는 출근을 한단다. 출근해서 일을 할텐데 나도 가만있으면 안되는데...에이~ 부지런좀 떨어보자

아내 출근과 동시에 이불을 꺼내서 털어주고 청소기를 돌리고 화단에 물을 주고 하다보니 한시간이

넘었다. 이제는 현관을 열어두고 일주일동안 신었던 신발을 털고 광을 낸다. 군대생활도 남보다

적게 하는것은 아닌데 아직도 구두닦는게 어설프다.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지만 영판 자세가

안나오는 것이다. 다시 구두닦이 아저씨에게 맡길까? 생각도 들지만 언제까지 남의 손에 맡길수는 없지

않은가 하는 생각에 다시 약 먹이고 대충 문질러 두었다. 어차피 자리를 잡은것 겨울 등산장비나 손을 봐야겠다는

생각에 창고에 있는 버너를 가지고 나와 시운전을 해보니 불은 잘 켜지나 화력이 약하다. 이래가지고

겨울 산행때 어디 쭈그리고 앉아서 라면이라도 먹을수 있을지 의문이다. 아뭏든 콜멘과 코베아 버너 가동상태를

점검하고 다시 제자리에 갖다두고 씻고 휴식모드에 들어오니 11시 30분이 넘었다. 아직까지도 어제 과음한 탓에

속은 얼얼하다. 뭔가 먹기는 먹어야 겠는데 딱히 땡기는 것이 없다. 라면을 삶았다. 고추가루를 넣고 매콤하게

끓여 속을 다시리고 나니 졸려온다. 한잠때리고 나니 얼굴은 라면발 만큼이나 불어있다. 어! 각시 퇴근전에

세탁기 돌려야 되는데....검은빨래 하얀빨래 구분해서 돌려두고 나니 아내가 퇴근을 했다. 힘들었을 텐데

여전히 밝은 모습이다. tv에서는 박명수가 햄버거 세트를 돌리고 있었다. 박명수를 보면 늘 즐겁다. 물론 무한도전 멤버들

다 좋아하지만 박명수를 그중에서 가장 좋아한다. 부실한 체력과 짧은 가방, 그리고 썩 잘생겼다 할 수 없는 얼굴로

개그, 노래, 방송, 사업 등 끊임없이 노력하고 도전하는 것을 보면서 같은 40대로서 대리 만족을 느낀다고 할까?

늘 밀리는 체력때문에 "하찮은 형"이라는 별명도 마다하지 않고 온몸으로 삶을 사랑하는 모습이 참 좋아보인다.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도 대단한 것으로 알고 있다. 불우이웃돕기, 경제에대한 촉수는 특히 발달되어 있는 것 같다.

중학교, 고등학교때 체력과 덩치때문에 친구들에게 "찌그리"라는 별명이 있었다는데 사춘기에 그런 놀림과 따돌림, 억눌림에

성격이 위축될 만도 했건만 지금은 "거성"으로 당당하게 자신의 길을 개척해 온것을 보면 존경스럽기까지 한다.  

 

모처럼 아내와 저녁을 함께 먹는다. 늘 취해서 들어오고 먹고 들어오니 함께 식탁에 앉을때가 한참 된듯한 느낌이다.

와인을 곁들인 저녁식사를 마치고 깔끔한 산행을 위해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대한문앞을 지나니 조대장은 벌써 사당역에 와있다는 연락이 왔다. ㅎㅎ

시청 집결지에 도착했더니 오늘은 40인승 버스가 우리를 기다린다. 앞쪽에는 금남호남정맥을 출발하기 위해 준비중이었다.

차에 몸을 싣고 사당역, 양재역, 복정역에서 일행을 싣고 오대산으로 향했다.

오늘은 한강기맥을 마치는 날이라 쫑파티를 위해 약간의 갹출을 하기로 했다. 7개월간 같은 길을 걸은 길동무들끼리 조촐하게나마

한잔 하자는 것이다. 월정사 매표소에 들러 문화재관람료를 내고 상원사 비포장도로 타고 올라가는데 여기는 벌써 단풍이 익었다.

상원사에 도착하니 가랑비가 날리는 것 같다. 비가 올것이라는 예보는 있었지만 많지 않을 것이라는 말만 믿고왔는데 어떨런지....

 구름에  절집이다. 이렇게 보는것도 괜찮아 보인다.

 중대 사자암에서 적멸보궁으로 오르는 길에 등이 달려있다. 잘 익은 단풍과 울긋불긋 걸려있는 등이 조화를 이룬다. 멀리서 스님이 병색이 있어보이는

노인을 모시고 내려오다 이쁜 단풍을 배경삼아 사진을 찍어 드리고 있다. 그분은 적멸보궁에서 기도를 하고 내려오시는 중인것 같았다. 무엇을 기도하였을까?...

 

 적멸보궁을 지나 비로봉 가는 길목에서 단풍이 이뻐 기념으로 남기기로 했다.

 나도 다리가 길게 나오도록 한컷...

 오대산은 유난히 고목이 많다. 소나무 고목보다는 주목, 참나무 등의 고목 , 괴목등이 길목 길목에 자리하고 있다.

 비로봉을 지나 상왕봉이다. 조하사는 여기서 탈출했단다.

 

 상왕봉지나 두로봉으로 가는길에 상원사로 빠지는 길목의 이정표가 외롭게 서있다.

 다행이 비는 오지 않는다. 단풍이 더욱 곱게 보이는 길이다. 오늘의 길도 아름답기는 그지없다. 엷게 안개가 끼고 단풍이 져 있는 탓에 길은 촉촉히 젖어었다.

 낙엽이 발효되는 냄새도 오늘 산행을 하는 우리에게 또 다른 산의 모습을 전해준다.

 드디어 한강기맥 종주점 두로봉이다. 몇명이서 조촐하게 기념사진을 찍었다. 신인철대장님, 이만호대장님을 비롯하여  많은 길동무가 있었기에 이번산행을 무사히 마친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신대장님은 늘 재미있게 산행을 이끌었다. 마이크 울렁증이 있으신것 같다. 최신 유행어 "영춘지맥을 하면 부실한 가이드보다 낫다"라는 어록을 남겼다.

 늘 아침식사 동무, 막걸리 동무가 되어 주셨다.

 이제 백두대간길....유명한 차돌백이를 만났다. 지난번 백두대간때는 새벽에 지나느라 제대로 보지 못했던 것 같다. 쇠고기 차돌백이 살 같은 바위가 몇개 있다.

 괴나리 봇짐을 진듯이 오늘도 걷는 미시타 박이다.

 사진을 찍을때면 지형지물을 잘 활용하는 것도 멋인데 오늘은 제대로 잡은것 같다.

 왠 걸 송화님 모델 탄력받으셨네요. 모데르로 나가도 되시것어요!

 그래 이번에는 멀리 한번 보는거야....동대산 여기서 진고개까지는 1.7km남았다

 가끔은 다른데를 보는것도 괜찮지....효령봉, 비로봉, 상왕봉,두로봉, 동대산....이렇게 높은 산에 넓고 평평한곳 5곳을 오대라 불렀기에 오대산이라고 했다는 것으로 알고 있다.

 

 드디어 7개월에 거친 한강기맥을 마치고 진고개 휴게소로 내려섰다. 나도

 오늘 축하 산행차 온 조하사 몇개월만에 한 산행인지라 탈출을 했지만 고맙다....

 송화는 이번에 한구간도 빠지지 않고 개근을 했다. 가장 정말이지 대단한 사람이다.

 진고개 휴게소이다.

여기서 소금강쪽으로 가기도 하고 오대산쪽으로 가기도 한다. 하지만 서비쓰는 영 형편없다.

술취한 관리인은 화장실에서 씻지 말라고 소리를 ??지른다. 땀과 먼지에 범벅인 사람들은 차에 타기전에 세안이라도 ....발이라도 닦고자 한다.

일부사람들은 샤워도 하는 사람이 있다. 그들이 화장실 바닥에 물을 흘리고 흙을 묻혀놓으면 청소하기가 짜증이 날만도 하다. 그것을 이해 못하는것은

아니지만 소리지르는 것은 아닐듯 싶다. 나도 수건에 물을 묻혀 짜고 대충씻었다. 조하사가 옥수수를 사서 두가족이 먹자고 나눠준다. 

 

 

 자유인의 깃발아래서 백두대간을 했던 선배님과 조하사 그리고 나

 완주기념증서가 수여되고 이분은 개근상을 받았다. 아마도 그 기념으로 신랑님(바깥사장님)이 마지막 구간을 함께하시고 구기자 술을 내게 건넸다.

 아마도 생애 최초로 상장을 받았는지도 모른다...ㅋㅋ 완주하심을 축하드립니다.

 이거 누가 누구를 주는거야~~~~이건 아니잖아

 미시타 박! 뭐하남 서가지고?

 식이 끝나고 덕담을 하면서 피로를 풀고 있다.

 

 아사비님이 건배를 제의하고 계신다. 늘 우리가 걸었던 길을 기록하여 되돌아 보게 했던 멋진 산우님이시다.

 자랑스러우시죠?....멋져보입니다.

 신인철대장& 이만호 대장님 두분 수고 많았습니다. 교보뒤 청진동 해장국 집까지 좋았습니다. 자주 뵙기를 청합니다.

 명식씨가 사진에 나오지 않았는데 보이니까 좋습니다. 미시타 박 꽁치가 그리 좋으냐?

 뫼솔산악회 박정규 총대장님은 졸업식에 어려운 걸음을 하셨다, 늘 맛있는 반찬과 막걸리 , 소주, 밥을 지원해 주셔서 잘 먹었습니다. 적자 많이 나지 않았는지요?

세분이서 그렇게 서있으니 보기 좋습니다.

 기분으로 한장더 올립니다.

 송화님 술드셨구랴...내 종주증을 펼쳐놓으면 어떻게 합니까? 아사비님도 축하드립니다.

 인간아~~~~~~~~~술이 그리좋으냐? 참이슬이 그 앞에 다섯병이나 있네...ㅠㅠㅠ

 

이렇게 마지막 산행을 마치고 주문진으로 나와서 싱싱한 회와 술로 뒷풀이를 마쳤습니다. 어느 한분인들 소중하지 않은 인연이 있겠습니까 만 돌아서 보면더 인연을 쌓을것을 하고 후회도 듭니다. 산길을 걸으며 한잔씩 주고받던 막걸리, 집에서 정성껏 싸온 간식을 나눠 먹고 같은 길을 걸었던 산우님들에게 행운과 건강이 쓰나미처럼 밀려들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언제 어느 산길에서 뵙게되든 반가운 얼굴로 다시 뵙기를 청합니다.

 

아쉬움이 있다면 서로 이름을 모르고 지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정기적으로 참석하는 회원만큼은 이름이나 닉네임정도는 알 수 있는 방법이

있었으면 한다.

 

출처 : 흔적없는 삶...
글쓴이 : 지기 원글보기
메모 : 한강기맥 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