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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마시는 차 한 잔

수정산 2022. 12. 9. 12:24

아침에 마시는 차 한 잔

 

 

 

이른 아침

어두움을 막 헹구어 낸

빈 손바닥에

하루를 올려 놓고 기울인다.

 

헌신의 작은 몸부림

한 모금 들어 와 하루를 열고

두 모금 들어와 눈을 열고

 

다 비우고 나면

하늘이 열리는

이 기막힌 떨리움

그 안에 그만 내가 잠긴다.

 

아침에 마시는 차는

빛 한 움큼.

 

내 속의 메마른 골짜기 구석구석 스며들어

가로막힌 산을 뚫고

황량한 들판

먼 마을까지 적신다.

 

아침에 마시는 차 한잔에서

"빛 한 웅큼" 을 발견하는

시인의 눈이 경의롭습니다.

 

차 한 잔뿐만이 아닙니다.

아침 공기 아침 햇살. 아침 식사.

아침에 만나는 사람과 나누는

가벼운 눈인사에도 한 웅큼

빛이 가득합니다.

 

내가 당신의. 당신이 나의 빛 한 웅큼.

행복 한 웅큼입니다.

 

~* 고도원의 아침 편지 *~

글: 카페에서 정중히 모셔 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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