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 작은 이름 하나라도 마음 끝에 닿으면 등불이 된다. 아플만큼 아파 본 사람만이 망각과 페허도 가눌 줄 안다. 내 한 때 너무 멀어서 못 만난 허무 너무 낮설어 가까이 못 간 이념도 이제는 푸성귀 앞에 내미는 이슬처럼 불빛에 씻어 손바닥 위에 얹는다. 세상은 적이 아니라고 고통도 쓰다듬으면 보석이 된다고 나는 얼마나 오래 악보 없는 노래로 불러 왔던가. 이 세상 가장 여린 것. 가장 작은 것, 이름만 불러도 눈물겨운 것 그들이 내 친구라고, 나는 얼마나 오래 여린 말로 노래했던가 내 걸어갈 동안은 세상은 나의 벗, 내 수첩에 기록되어 있는 마음이 아름다운 사랑의 이름들. 그 들을 위해 나는 오늘도 한 술 밥 한쌍 수저 식탁 위에 올린다. 잊혀지면 안식이 되고, 마음 끝에 닿으면 등불이 되는 이 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