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의 좋은방/◈좋은글 모음방

작은 이름 하나라도

수정산 2023. 12. 8. 18:17

이 세상 작은 이름 하나라도

마음 끝에 닿으면 등불이 된다.

 

아플만큼 아파 본 사람만이

망각과 페허도 가눌 줄 안다.

내 한 때

너무 멀어서 못 만난 허무

너무 낮설어 가까이 못 간

이념도 이제는 푸성귀 앞에

내미는 이슬처럼 불빛에 씻어

손바닥 위에 얹는다.

세상은 적이 아니라고 고통도

쓰다듬으면 보석이 된다고 

나는 얼마나 오래 악보 없는 

노래로 불러 왔던가.

 

이 세상 가장 여린 것. 가장 작은 것, 이름만 불러도 눈물겨운 것

그들이 내 친구라고, 나는 얼마나 오래 여린 말로 노래했던가

내 걸어갈 동안은 세상은 나의 벗, 내 수첩에 기록되어 있는

마음이 아름다운 사랑의 이름들.

 

그 들을 위해 

나는 오늘도 한 술 밥

한쌍 수저 식탁 위에 올린다.

잊혀지면 안식이 되고, 마음 끝에 닿으면 등불이 되는 

이 세상 작은 이름 하나를 위해 

내 쌀 씻어 놀

같은 저녁밥 지으며

 

~* 이기철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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