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국립현충원
친구들 셋이서
봄 나들이
현충원 꽃길을 걷다.
" 국군은 죽어서 말한다 "
나는 죽었노라
스물다섯 젊은 나이에 대한민국의 아들로
나는 숨을 마치었노라.
절식하는 구름과 바람이 미쳐 날 뛰는 조국의 산맥을 지키다가
드디어 드디어 나는 숨지었노라.
이제 나는 잠에 피곤한 몸을 쉬이고
저 하늘에 날으는 바람을
마시게 되었노라.
나는 자랑스런 내 어머니 조국을 위해 싸웠고
내 조국을 위해 또한 영광스러이 숨지었노니
여기 내 몸 누운곳, 이름 모를 골짜기에
밤이슬 내리는 풀 숲에 나는
아무도 모르게 우는 나이팅게일의 영원한 짝이 되었노라.
산 옆 외따른 골짜기에 혼자 우는 국군을 본다.
아무 말 아무 움직없이 하늘을 향해
눈을 감은 국군을 본다.
누른 유니품 햇빛에 반짝이는 어깨의 표시
그대는 자랑스런 대한민국의 소위였구나.
가슴에선 아직 더운 피가 뿜어 나온다.
장미냄새 보다 더 짙은 피의 향기여!
엎드려 그 젊은 주검을 통곡하며
나는 듣노라
그대가 주고 간 마지막 말을...
" 국군은 죽어서 말한다 중에서 "
-* 모윤숙 *-
2018. 04. 10. 화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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