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의 좋은방/◈좋은글 모음방

단풍 너를 보니

수정산 2022. 10. 25. 17:19

늙기가 얼마나 싫었으면

가슴을 태우다 태우다

이렇게 붉게 멍이 들었는까

한창 푸르를 때는

늘 시퍼를 줄 알았는데

 

가을바람 소슬하니

하는 수 없이 

너도 옷을 갈아입는구나.

붉은 옷 속 가슴에는 

아직 푸른 마음이 

미련으로 머물고 있겠지.

 

나도 너처럼 

늘 청춘일 줄 알았는데

나도 몰래 나를 데려간

세월이 야속하다 여겨지네.

 

세월 따라 가다 보니

육신은 사위어 갔어도

 

아직도 내 가슴은

이팔청춘 붉은 단심인데

몸과 마음이 따로 노니

주책이라 할지도 몰라

 

그래도 

너 나나나 잘 익은 지금이

제일 멋지지 아니한가

이왕 울긋불긋

색동옷을 갈아입었으니

 

온 산을 무대 삼아 

실컷 춤이라도 추려무나.

신나게 추다 보면

흰 바위 푸른 솔도

손뼉 치며 끼어들겠지

 

기왕에 벌린 춤

미련 없이 너를 불사르고

온 천지를 붉게 활활

불태워라.

삭풍이 오는 겨울이 오기 전에...

 

~* 옮겨온 글 *~

 

~* 사진 *~ 설악산 단풍.

감사합니다.

2022. 10. 25. 화욜.

'나눔의 좋은방 > ◈좋은글 모음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좋은사람 하나쯤은  (0) 2022.10.30
소중한 내 인생  (0) 2022.10.25
벗과 천년지기  (0) 2022.10.04
살면서 배우는 것들  (0) 2022.09.19
혼자만의 시간  (0) 2022.0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