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다의향기/◈ 법정스님 향기

법정스님 * 속뜰에서 피는 꽃 *

수정산 2015. 5. 23. 08:22

 

속뜰에서 피는 꽃

 

 

 

나무 그늘 아래 앉아

산마루를 바라보고 있으면

내 속뜰에서는 맑은 수액이 흐르고

향기로운 꽃이 피어난다.

 

혼자서 묵묵히 숲을 내다보고 있을 때

내 자신도 한그루 청청한 나무가 된다.

 

 

아무 생각 없이 빈 마음으로

자연을 대하고 있으면

 

그저 넉넉하고 충만할 뿐

결코 무료하지 않다.

 

 

이런 시간에 나는 무엇엔가

그지없이 감사드리고 싶어진다.

하루 스물 네시간 중 맑고 잔잔한

이런 여백이 없다면

내 삶은 탄력을 잃고 이내

시들고 말 것이다.

 

-* 법정스님 *-

 

2015. 05.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