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롱나무의 옹알이
배롱나무의 한여름.
배롱나무의 절정
꽃으로 말한다.
나의 흰 차와 흰 꽃의 우정
비 바람 불던 날 오후.
초대받은 이웃집 라일락{배롱나무}
<감성 사진 일기>
오늘은 우리 집(NC, Cary) 현관으로 들어가는 길 양편에 휘어진 가지마다 배롱나무 꽃들이 매달려 있는 모습에 포커스를 맞췄다. 7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계절이라고 이육사 시인은 말했지만 이 낯선 이국 땅에서는 청포도조차 만나기가 어렵다. 그러나 7월은 곳곳에 하얗게 무리지어 피워대는 배롱나무 꽃으로 우리의 눈을, 마음을 달래준다.
얼마 전 이웃에 사시는 정원 선생님 댁에서 차와 과일 대접을 받고 나오다가 뜰 안에 있는 분홍빛 배롱나무를 만났다.
정원 선생님께서 인디언 라일락이라 하셨다.
'목백일홍, 간지럼 타는 나무, 배롱나무' 라는 이름만 알고 있었는데 다른 이름이 또 있음에 반가왔다. 이따금 Duke Garden 출사길에 만나는 연보라빛의 무거운 꽃송이들이 그 무게로 인하여 가지마다 늘어져 있을 때
은은하게 내뿜는 향기로 라일락을 떠올렸던 기억이 겹쳤다. 그 외에도 중국 이름은 紫薇자미, 미국 이름으로 Crape myrtle 백일홍이라고 불러짐을 알았다. 원산지는 중국이고 따듯한 날씨인 아열대 지방에서 잘 자람을 알았다.
이곳 North Calorina, Cary에서는 가로수에도 많이 심겨져 있다.
허물갈이를 끝낸 오래 된 배롱나무의 껍질은 단단하고 대패로 밀어낸 듯이, 페인트를
칠한 듯이 매끄럽고 흠이 없다. 다산 정약용 선생님이 이 나무를 즐기셨다고 한다.
옛날부터 이 나무가 선비와 학자의 청렴 결백과 지조를 나타내어 선비들의 무덤 앞에 많이 심겨졌다고 한다.
이 귀한 배롱나무가 우리 집 현관 앞에서 한창 흰 빛으로, 주렁주렁 매달린 그 꽃송이의 무거음에 가지가 휘휘 늘어지며 한여름의 청결함을, 겸허함을, 한결같은 지조를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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