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죽 (조리대)과 낙엽 그리고 나 .
낙남정맥 16구간 산행을 하고와서
빗방울 맞으며 가을비가 억수로 쏟아지는 고속도로를 마구 달려
경남 하동으로 접근을 하여 우중산행 을 고려해 오늘 하산기점에서 역진으로
산행시작을 합니다 .산행초반 부터 산죽길을 헤치고 올라쳐야 하는 어려움
그리고 가을비를 잔뜩 머금은 내 키보다 훨씬 큰 산죽들은
지나는 산님들을 사정없이 휘어칩니다 .
허리를 펴지도 못하고 고개를 숙여 두 팔로 노 를 젖듯
휘 저어가며 젖어드는 촉촉한 느낌 아닌 축축한 느낌으로
산죽 과 나의 인연은 어디서 부터였기에 내 오늘 이처럼 굽신 해야만
이 길을 통과 할 수 있을까 ? 하는 ..
그리고 낙엽길 ..
주변을 아무리 둘러보려해도 안개속에 가리워 암것도 보이질 않습니다 .
그렇게 절반을 걸었을까 ?
어느새 나는 빗소리에 리듬을 타면서 산행을 하고 있었습니다 .
굵은 빗방울 소리가 들리면 발걸음도 한결 빨라집니다 .
덕분에 예상시간보다 1시간이나 빨리 골인해서 산행을 마칠 수 있었지만
생강나무 가 꽃을 피우려 꽃망울을 움트게 했고
진달래 꽃이 피어 빗방울을 영롱한 구슬로 변화시키며
바람에 사르르 떨고 있는 모습들과 과남풀 꽃봉오리 가
탐스럽게 올라오는 모습들을 보았을뿐 .. ..
더불어 애기단풍잎들의 아름다운 모습도 마찬가지로 눈마춤만 ..
우중산행 에 대비한 폰을 비롯한 소지품을 모두 차에 놓고 내렸기 때문입니다 ..
그나마 갖고간 간식도 먹을 수 가 없어서 그냥그냥 4시간반을
가을 빗소리 들으며 떨어진 낙엽 밟으며 풋내음 맡으며
깊어가는 가을 분위기 앙상한 가지들을 올려다보며
나는 지금 어디메쯤 다가가고 있는 것입니까?
낙남정맥 회향구간 한 구간을 남겨두고
가을비 맞으며 어디가 어딘지 분별도없이
마냥 걷기만 했던, 속절없는 산행을 하고 온 느낌입니다 .
<맨 위 작품은 우중산행을 함께한 회원님 사진으로 만들었음>
![](https://t1.daumcdn.net/cfile/blog/19509E4D508D0EC00E)
낙엽이 가는 길
금싸라기도 부서져 내리는 날에
그 햇볕 갈색으로 변하고
시간이 이곳저곳을 흔들고 가면
흔들리는 내 마음 가을이었다
봄에 움을 틔워 여름 지나 가을로 와서
결국은 떨어져 구르는 낙엽으로 가는 나뭇잎
내가 가는 저 길
낙엽 간 길로 따라가는 흔들리는 넋아
맑은 하늘 끝 산봉우리에
지난 세월이 걸렸구나
낙엽이 돌아올 수 없는 시간을
자꾸만 비명을 지르며 쫏아간다
* 모셔온 글 *
![](https://t1.daumcdn.net/cfile/blog/14714747508D1D882D)
다녀온 곳 ~~ 고운동재 ~길마재 ~ 칠중대고지 ~ 양이터재 ~ 방화고지 ~ 돌고지재.
2012 .10 .27 .낙남정맥 16구간 산행이야기 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