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할머니의 사진첩 8

내 안의 정원 하나

기도 정원 ~* 김영교. 눈 감으면 더 가깝게 가슴 쏟으면 더 싱싱하게 자라는 내 안의 정원. 맨발의 이슬 흙 가슴 적시면 새소리 따라 새벽이 깨어난다. 열린 잎새에 고인 하루치 햇살 옮아와 행복해지는 주인 시도 때도 없이 바람 따라 찾아드는 근심의 검부랭이 걱정의 잡초들 마음의 돌멩이 추리고 모질게 굳어버린 냉담 뒤집어엎으면 흙 알갱이 사이로 스며드는 찬란한 빛 한 움큼 생명 밭갈이 들숨날숨에 트이는 왕래의 내음 춥고 허기질 때에도 품었다 쉬어 가게 하는 내 안의 작은 땅떼기 한 점 ~* 고분님의 {외할머니의 사진첩}에서 사진: 지리산 바래봉 가는 길. 감사합니다.

인디언의 기도문

바람 속에 당신의 목소리가 있고 당신의 숨결이 세상 만물에게 생명을 줍니다. 나는 당신의 많은 자식들 가운데 적고 힘 없는 아이입니다. 네게 당신의 힘과 지혜를 주소서! 나로 하여금 아름다움 안에서 걷게 하시고 내 두 눈이 오래도록 석양을 바라볼 수 있게 하소서. 당신이 만든 물건들을 내 손이 존중하게 하시고 당신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내 귀를 예민하게 하소서! 당신이 내 부족 사람들에게 가르쳐 준 것들을 나 또한 알게 하시고, 당신이 모든 나뭇잎, 모든 돌틈에 감춰둔 교훈들을 나 또한 배우게 하소서! 내 형제들보다 더 위대해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가장 큰 적인 내 자신과 싸울 수 있도록 내게 힘을 주소서! 나로 하여금 깨끗한 손, 똑바른 눈으로 언제라도 당신에게 갈 수 있도록 준비시켜 주소서! 그래..

고분님의 귀로

어느 돌담 울 안에 햇볕 한 자락 못다 마련한 희한에 서려 푸릇푸룻 멍든 가슴 이제 이만큼 이정도 다시 세우고 하늘을 향하면 스며드는 아픔은 하늘을 가린 한 주먹 고집임이야. 어느 한 강가에서 당신을 사랑하기보다 나만을 이야기 하기에 급급했던 나는 나룻배 타고 바람 따라 물살 따라 꼬박 한 해를 보내고 이제 고향으로 돌아가는 노을빛 흐르는 강어귀에 닻을 내린다. 황토흙 두 줄 마찻길 따라가노라면 저만치 저녁연기 피어오르는 낯익은 마을 감꽃 집집마다 떨어지던 고향마을 동구 밖 강물에선 여전히 유년의 물놀이 강바람의 펄럭이던 외할머니 물빛 치마에 울컥 토해내는 울음 같은 그리움 저녁노을 위에 흐른다. 해저물녘 켜켜로 얼룩진 세월의 틀에 서서 주먹 쥔 손 안 버거운 고집덩이 풀풀 하나씩 강바람에 날려 저녁연기..

고분님의 <감성 사진일기 >

그날, 추수감사절도 지난 늦가을 저녁나절 아이들과 Crab Tree Lake를 찾았다.가을의 잔재들, 이미 고운색이 퇴색하여 빛을 잃은 낙엽들을 밟으며 호숫가를 향했다. 11월 그 가을의 끝에서 가을과의 고별식을 나누었다. 늦가을의 저녁은 도둑 고양이처럼 몰래 숨어들더니야외용 그릴에서 조개탄이 활활 타오르는 불빛과 함께붉은 석양의 빛이 하늘에 퍼지고 순간순간 그 노을빛이색조를 달리하는 변주를 연주하고 있었다. 나는 카메라를 목에 걸고 이 노을빛이 분홍빛,주홍빛,노란빛, 옥빛, 푸른빛, 보랏빛 색깔 등으로 연주하며 곧 사라질 추상적 존재를 묵시로채색으로 드러내는 순간순간의 피사체에 빠졌다.하늘빛의 변주색 저 노을빛의 채색과 채색이 어우러져 어느 광인의 화폭이 강물처럼 흘러 흘러 내 안에 임리하였다 노을빛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