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절 3

피천득님의 이 순간

이 순간 이 순간 내가 별을 쳐다본다는 것은 그 얼마나 화려한 사실인가. 오래지 않아 내 귀가 흙이 된다 하더라도 이 순간 내가 제9교향곡을 듣는다는 것은 그 얼마나 찬란한 사실인가 그들이 나를 잊고 내 기억속에서 그들이 없어진다 하더라도 이 순간 내가 친구들과 웃고 이야기한다는 것은 그 얼마나 즐거운 사실인가. 두뇌가 기능을 멈추고 내 손이 썩어가는 때가 오더라도 이 순간 내가 마음 내키는 대로 글을 쓰고 있다는 것은 허무도 어찌하지 못할 사실이다. ~* 피 천득님의 시 *~ 꽃피는 춘삼월이라더니 정말 그 말이 실감나는 하루가 다르게 베란다는 화사해지는 반면 강원 영동 지방엔 갑작스런 폭설로 교통이 마비되는 일이 생겨 많은 불편을 격고 있는 삼일절 연휴이기도 했다. 2021. 03. 01. 월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