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 잃어간다는 것은
하나씩 성숙해 간다는 것이다.
지금의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때,
돌아보면 문뜩 나 홀로 남아 있다.
그리움에 목마르던 봄날 저녁
분분히 지던 꽃잎은
얼마나 슬펐던가
욕정으로 타오르던 여름 한 낯
화상 입은 잎새들은 또
얼마나 아팠던가
그러나 지금은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때,
이 지상에는
외로운 목숨 하나 걸려 있을 뿐이다.
낙과[落果]여
네 마지막의 이별이란 이미
이별이 아닌 것
빛과 향이 어울린 또 한 번의
만남인 것을
우리는
하나의 아름다운 이별을 갖기 위해서
오늘도
잃어가는 연습을 해야한다.
~* 오세영 *~ 님의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