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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 오세영

수정산 2024. 10. 1. 09:20

무언가 잃어간다는 것은

하나씩 성숙해 간다는 것이다.

지금의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때,

 

돌아보면 문뜩 나 홀로 남아 있다.

 

그리움에 목마르던 봄날 저녁

분분히 지던 꽃잎은

얼마나 슬펐던가

 

욕정으로 타오르던 여름 한 낯

 

화상 입은 잎새들은 또

얼마나 아팠던가

 

그러나 지금은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때,

 

이 지상에는

외로운 목숨 하나 걸려 있을 뿐이다.

낙과[落果]여

네 마지막의 이별이란 이미

이별이 아닌 것

 

빛과 향이 어울린 또 한 번의 

만남인 것을

 

우리는

하나의 아름다운 이별을 갖기 위해서

 

오늘도

잃어가는 연습을 해야한다.

~* 오세영 *~ 님의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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