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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술한 당신을 응원한다

수정산 2022. 3. 2. 22:04

무엇을 해도 허점투성이인 날이 있다.

그런 날들이 모여 구멍이 듬성듬성 나있는 허술한 인생을 살고 있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나는 가끔 일부러 

빈틈 많은 인생을 살고자 한다.

치열하게, 악착같이, 열심히,

최선을 다해 살아야 한다지만

그게 꼭 정답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으니까.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어딘가 하나쯤 빈틈이 있을 것이다.

안경이 반쯤 흘러내린 채 글을 읽고 있거나,

약속 시간을 잊은 채 집에서 나른하게 쉬고 있거나, 해야 할 일을 미루고 있을 수도 있다.

모두 완벽한 인생을 꿈꾸기에 바쁘게 움직이지만, 허술한 인생만이 가진 재미가 있다.

다 갖춰지지 않아도, 완벽하지 않아도 ,

그 빈틈에서 얻을 수 있는 것들이 많다.

그러니 거기,

오늘도 완벽하려고 애쓰는 당신에게 전한다.

하지 않아도 될 일들에 지쳐 있다면,

이제는 그 꼼꼼함을 잠깐 내려놓고

허술함이 선물하는 행운을 맛보는 건 어떨까.

빈틈이 많다고 해서

인생이 허술한 모양으로 흐르는 건 아니기에

때로는 작은 빈틈 안에서

사막의 오아시스를 발견할 수 있기에

그런 인생이 나쁘다고 단정 지을 수 없기에

오늘도 나는 허술해도 괜찮은 당신을 응원한다.

{나에게 고맙다} 중에서/ 전승환.

{사진} 베란다 핀 예쁜 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