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다의향기 691

선각원 가는 길

올 한 해도 두 밤밖에 안 남았다. 한 해가 가기 전에 선각원 원공스님을 뵙고자 멀리 안양에서 여까지 걸음 하셨으니 함께하는 마음 덩달아 고맙고 감사했습니다. 갈 땐 도반들과 시간을 맞춰야 하기에 지하철로 스르르~~ 올 땐 시원한 찬바람 맞으며 서울 창포원으로 해서 쭈욱 걸어 노원역까지, 안양 손님은 노원역에서 지철로 스르르~~ 감사합니다. 2022. 12. 30. 금욜.

마음의 주인이 되라

내 마음을 내 뜻대로 할 수만 있다면 나는 어디에도 걸림 없는 한도인 [閑道人]이 될 것이다. 그럴 수 없기 때문에 온갖 모순과 갈등 속에서 부침하는 중생이다. 우리들이 화를 내고 속상해하는 것도 따지고 보면 외부의 자극이라서이기보다 마음을 걷잡을 수 없는 데에 그 까닭이 있다. 인간의 마음이란 미묘하기 짝이 없다. 너그러울 때는 온 세상을 다 받아들이다가 한번 옹졸해지면 바늘 하나 꽂을 여유조차 없다. 그런 마음을 돌이키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마음에 따르지 말고 마음의 주인이 되라고 옛사람들은 말한 것이다. 살아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 중에서 ~* 법정 스님 *~ 감사합니다.

인연과 만남

만남은 시절 인연이 와야 이루어진다고 산가에서는 말한다. 그 이전에 만날 수 있는 씨앗이나 요인은 다 갖추어져 있었지만 시절이 맞지 않으면 만나지 못한다. 만날수 있는 잠재력이나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가 시절 인연이 와서 비로소 만나게 된다는 것이다. 만남이란 일종의 자기 분신을 만나는 것이다. 종교적인 생각이나 빛깔을 넘어서 마음과 마음이 접촉될 때 하나의 만남이 이루어진다. 우주 자체가 하나의 만남이다. 마음이 열리면 사람과 세상과의 진정한 만남이 이루어진다. {살아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 중에서 {사진} 겨울 창가에 곱게 핀 겨울꽃 ~* 법정스님 *~ 감사합니다.

人生...

인생[人生]... 누가 묻거든~~ 예야! 묻지 말거라 인생을 알려면 세월에게 물어보렴. 예야! 묻지 말거라 그걸 알려고 사계절을 살아봤는데 다시 오는 계절은 또 다른 대답을 가져다주는구나. 해마다 같은 꽃이고 해마다 같은 바람이 불고 해마다 같은 비가 오는데 나이가 들수록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니 내가 정답을 말해 줄 수가 없구나. 얘야! 묻지 말거라 배운 게 있으면 알려 줄 수 있겠고 들은 게 있다면 가르쳐 줄 수 있으나 인생만큼은 가르쳐 줄 게 없구나. 똑같은 사람이라면 내가 실패한 것을 말해 줄 수 있으나 사람은 저마다 달라서 보고 느끼는 것이 다르니 묻지 말거라. 그저 힘들면 해님에게 물어서 방긋이 웃는 법을 배우고 가슴이 아플 땐 살포시 내리는 빗물한테 배우고 고통을 잊고 싶을 땐 휘익 지나가는 ..

백팔{108} 번뇌

우리 몸에는 안이비설신의 [眼耳鼻舌身義]의 육근[六根]이라는 여섯 도둑놈들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여섯 도둑놈들의 유혹에 빠져 스스로 자멸하거나 교활한 뱀의 혀를 내둘려 대중들의 판단을 흐리게 하여 세상을 어지럽게 하고, 끝내 자신의 생명을 끊어 동정심을 유발하는 심뽀가 있습니다. 그러니 이 여섯도둑놈들을 잘 다스려야 하는데 남이 다스려 주지 않으니 자신이 다스려야 하는 것입니다. 여섯 도둑놈들을 살펴보면 1. 예쁜 것만 보려는 눈[眼]. 2. 자신에게 좋은 소리만 들으려는 귀[耳]. 3. 좋은 냄새만 맡으려는 코[費]. 4. 맛있는 것만 먹으려는 입[口]. 5. 괘감만 얻으려는 육신[肉身]. 6. 명예와 권력에만 집착하려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이 여섯가지를 다스리는 놈이 바로 마음[心]입니다. 불가에서 ..

고해자항

고해자항~[苦海慈航] '고통의 바다를 항해하는 데는 자비로써 함께 해야 한다'는 뜻이다. 즉 사바세계의 모든 삶은 고통의 바다이다. 이 고통의 바다를 순항하여 저 피안의 세계에 이르기 위해서는 자비로써 중생을 보살피고 나보다 못하고 소외된 이웃에게 자비로써 베풀 때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음을 강조하신 청담 큰 스님의 휘호입니다. 성불하십시오. 감사합니다.

마음이 마음을 안다

남을 미워하면 저쪽이 미워지는 게 아니라 내 마음이 미워진다. 부정적인 감정이나 미운 생각을 지니고 살아가면 그 피해자는 누구도 아닌 바로 나 자신이다. 하루하루를 그렇게 살아가면 내 삶 자체가 얼룩지고 만다. 인간관계를 통해 우리는 삶을 배우고 나 자신을 닦는다. 회심{回心}, 곧 마음을 돌이키는 일로서 내 삶의 의미를 심화시켜야 한다. 맺힌 것은 언젠가 풀지 않으면 안 된다. 이번 생애 풀리지 않으면 언제까지 지속할지 알 수 없다. 미워하는 것도 내 마음이고 좋아하는 것도 내 마음에 달린 일이다. ~*법정 스님*~의 글. 사진. 금오산 산행 중에. 성불하십시오. 감사합니다.

걸림없이 살 줄 알라

걸림없이 살 줄 알라 유리하다고 교만하지 말고 불리하다고 비굴하지 말라. 무엇을 들었다고 쉽게 행동하지 말고 그것이 사실인지 깊이 생각하여 이치가 명확할 때 과감히 행동하라. 벙어리처럼 침묵하고 임금처럼 말하며 눈처럼 냉정하고 불처럼 뜨거워라. 태산같은 자부심을 갖고 누운 풀처럼 자기를 낮추어라. 역경을 참아 이겨내고 형편이 잘 풀릴때를 조심하라. 재물을 오물처럼 볼 줄도 알고 터지는 분노를 잘 다스려라. 때로는 마음껏 풍류를 즐기고 사슴처럼 두려워 할 줄 알고 호랑이처럼 무섭고 사나워라. 이것이 지헤로운이의 삶이니라. ~* 잡보장경 *~ 중에서 성불하십시오. 감사합니다.

삶에는 즐거움이 따라야 한다

삶에는 즐거움이 따라야 한다. 즐거움이 없으면 그곳에는 삶이 정착되지 않는다. 즐거움은 밖에서 누가 가져다주는 것이 아니라 긍정적인 인생관을 지니고 스스로 만들어 가야 한다. 일상적인 사소한 일을 거치면서 고마움과 기쁨을 누릴 줄 알아야 한다. 부분적인 자기가 아니라 전체적인 자기일 때 순간순간 생기와 탄력과 삶의 건강함이 배어 나온다. 여기 비로소 홀로 사는 즐거움이 움튼다. ~*살아 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 중에서 ~* 법정 스님 *~ 성불하십시오 감사합니다.

고분님의 귀로

어느 돌담 울 안에 햇볕 한 자락 못다 마련한 희한에 서려 푸릇푸룻 멍든 가슴 이제 이만큼 이정도 다시 세우고 하늘을 향하면 스며드는 아픔은 하늘을 가린 한 주먹 고집임이야. 어느 한 강가에서 당신을 사랑하기보다 나만을 이야기 하기에 급급했던 나는 나룻배 타고 바람 따라 물살 따라 꼬박 한 해를 보내고 이제 고향으로 돌아가는 노을빛 흐르는 강어귀에 닻을 내린다. 황토흙 두 줄 마찻길 따라가노라면 저만치 저녁연기 피어오르는 낯익은 마을 감꽃 집집마다 떨어지던 고향마을 동구 밖 강물에선 여전히 유년의 물놀이 강바람의 펄럭이던 외할머니 물빛 치마에 울컥 토해내는 울음 같은 그리움 저녁노을 위에 흐른다. 해저물녘 켜켜로 얼룩진 세월의 틀에 서서 주먹 쥔 손 안 버거운 고집덩이 풀풀 하나씩 강바람에 날려 저녁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