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사진일기 2

바다는 새깔과 결로 말한다

바다 위의 수련 바다는 빛과 결로 말한다. 바다는 색깔과 결로 말한다. 2 바다는 색깔과 결로 말한다. 3 바다로의 초대 바다의 유혹 물길 열어 바다로 7월 바다가 부른다. 최영호 사진가는 이렇게 말한다. ' 사진은 자기 속에서부터 터져 나오는 감탄, 비명, 외침 같은 것이다.' 큰아이를 바다와 가슴에 묻은 어미와 아비에게 속정 깊은 작은아이가 바하마 크루즈 여행을 가란다. 자유영으로, 배영으로, 접영으로 바다에서 제왕이었던 그 아이가 바다의 빛깔로, 물결로, 갈매기의 날개짓으로 곳곳에서 속살 에리에리하게 바다 이야기를 말한다. 내 안에서 터져 나오는 비명을 숨기느라 나는 사진기만 자꾸 들었다 놓았다 하였다.

배롱나무의 그해 겨울

알알이 봄을 기다리며 적설- 그 휘어진 가지마다 배롱나무의 겨울 배롱나무 가지에 영롱한 고드름 알알이 봄을 기다리며 우리 집 720번지 현관 앞에도 내 잔이 넘치나이다. 좀처럼 눈을 만나기 어려운 NC에 소담스럽게 눈이 내려 쌓였다. 여름에는 화씨 100도가 넘고 겨울에도 춥지 않아 은퇴 인구가 이곳으로 몰려든다는 정도로 따듯한 겨울이 이어졌다. 오늘 드디어 자고 일어나니 온통 세상이 하얗게 바뀌었다. 사흘 동안만 백설의 아름다움으로 남아 있기를, 존재하기를 바라면서 나는 카메라를 목에 걸고 현관 밖으로 나갔다. 푹푹 발자국을 내면서 배롱나무 가지마다 소복히 쌓인 설경 곳곳에 포커스를 맞추며 즐거웠다. 사라짐의 가벼움 뒤에 순간 포착으로 영원히 남아있는 할머니의 흔적을 남기고 싶었다. 눈은 곧 사라지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