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171021: 올 가을 가장 큰 선물 설악 노인봉

수정산 2017. 10. 22. 19:10



아름답게 물들어가는 가을빛 춤추는 설악골에서

네발로 엉금엉금 기어갈 수 밖에 없는 길 위에서

행복반 두려움반의 미소를 지으며 

설레임 가득안고 힘들게 오른 설악산 노인봉에서

태극기 휘날리는 순간만큼은

내가 살아있슴에 얼마나 감사한지 실감한다.


산행코스: 설악동→ 설악골→ 노인봉→ 범봉안부→ 잦은바위골→ 설악동. (11시간)

2017. 10. 21. 토욜. 해올.(243).


설악골에서 새벽은 이렇게 밝았다.

드디어 계곡길을 걷기 시작하는데

반신반의 생각한거처럼 길아닌 길을 

걷기 시작하는데 . ..











인어꼬리 바위를 비롯하여

서서히 기기묘묘한 암릉군들이 나타나고. ..



늘 위엄 갖추고 계신 범봉 △



전혀 아난거 같은 1275봉 

깊은 협곡에서 바라본 뒷모습의 실체△.

어마마하고 거대한 저 모습 아래 

 저기 저 폭포 사면을 치고 올라서니

몸이 사시나무 떨리 듯 후덜덜 덜덜~~

한참을 떨었답니다.(정말 무서웠슴)
















여기까진 그런대로 잘 따라왔는데

아래 바위를 타야하는 순서가 오늘 오름길 중 가장 위험한 코스였다.

산악회 대장은 아무나 하는게 아님을 절실히 깨닫는다.

이 험한구간에서 아무 준비가 없었다면 할 수 없이 빽을 했어야 할 뻔...

얼마나 고마웠는지 아주 마니 감사했답니다.





죽을힘을 다해 내려준 밧줄에 힘 받아 간신히 올라서서 뒤돌아보니

새벽을 깨며 올라온 깊은 협곡사이로 가을햇살 받으신

울산바위가 정 중앙에 떡하니 버티고 계시다.

대장님 전 그냥 갈 수가 없어요.

내 이 험한 협곡과 암릉군을 타고 올라 살았다는 증명 하나는 해야되지 않을까요?

ㅋㅋ 가지가지 다 한다고 핀잔 주면서 한컷!


 

옆선으론 이름모를 멋진 암릉께서 지켜봐 주시고 

무조건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독경하며 걸음을 옮긴다.






출발 약 6시간 경과 후 공룡능선 안부에 도착.

1275봉 바로 앞에서 멀리 세존봉까지 조망 △

결국 이름모르는 거대한 바위는 1275봉과 남근석 바위였남유?




헐!!

늘 멀리서 암릉 자체로만 보아왔던 1275봉을 

이렇게 가까이 나무사이로 볼 수 있는 행운을~~ 



넘 힘들게 올라왔기에 저 암릉을 피해가려고 혼자 왔다리 갔다리 해봤지만

등산로 아님 이란 푯말만 있으니 어쩔 수 없이 오를 수 밖에 없었다.

청정하게 맑은 가을날! 

어딘지 분간도 어려운 암릉을 기어 올랐드니

이게 뭔일 이라요.

세상에 이 보다 더 좋을 순 없지요.





이 무슨 조화입니까?

아주 나즈막히 소나무 사이로 1275봉을 관람하다니

정말 큰 영광입니다.






어머나!

이럴수가!

바위에 기대어 내려다보는 풍광은 

입을 다물 수 없이 멋진...

그냥 놀라워서~~ 

죽을만큼 힘들었던 기억들이 삽시간에 후다닥 없어졌슴 ~~ㅎㅎ




















설악산 노인봉 대청마루에 앉아 

따듯한 가을햇살 받으며

얼마나 큰 축복인지 대자연 앞에 숙연해진다.


힘들게 벌벌떨며 올라온 설악골이

이렇게 큰 환희심을 줄줄 감히 생각도 못했거늘 

오늘의 큰 선물보다 더 큰

올 가을 최고의 선물을 받는 기분이다.








 









쉽게 걸음 옮기기 아쉬웟지만

아침을 해결하며 한참을 쉬었으니 

또 어떤길이 열릴지 미로의 길로 걸음 옮기며 담아 본 

설악안의 황홀한 요소들임.




위엄 갖춘 범봉 머리부분에 눈높이를 나란히 하고 △

고갯마루 옆. 

높은 바위 위에선 서로 다른 동물 두마리 사랑놀이 하나보다.▽








범봉과 서로 헷갈리는 세존봉은 저 멀리에 ▽




마냥 바라만 보았던 장엄한 범봉을 

내가 오른다?

그냥 살짝만 다녀갈게요. (영광)

자연앞에 인간은 얼마나 초라한지 ...






만추되어 가는 아름다운 낙엽길 단풍길

그러나 결코 걷기 쉬운길은 절대 아님.








빨간단풍 담아 고개 넘어선 길

완전 천길 낭떠러지 길

오늘 하루 몇번의 죽을고비를 넘기는지. ..

간신히 내려서서 올려보니 희야봉 전위봉 ~~ㅋㅋ

엄마나!

내 다시 이 길을 올줄 꿈에도 생각 못했는디. ..







잦은바위골!!

백폭!!

오십폭!!

다시 보여주서 고맙










바나나 바위도 초록빛 사각탕도 모두 변함없이 잘 있구먼유

암만봐도 신기할 뿐. 어떤 말이 필요없슴.

내 다시 이 길을 걸을 줄 상상도 못했는데

이 또한 내 생애 큰 행운이란 감사한생각!















어두울때 별이 쏟아지는 새벽부터 

험하고 힘든길 무탈하게 자알 다녀왔습니다.






아름다운 가을 빛, 곱게 물들어가는 설악산 

아래로 아래로 내려온 단풍들의 공연을 무대로 

장엄한 암릉들의 무대에서 

칼날같은 위험한 협곡에서 

삶과 죽음이 현존하는 현장 답사였습니다.



내 생애 단 한번도 못가볼 수 있는 위험한길 만큼이나

아름다움도 신기함도 장엄함도 기기묘묘함도 

표현이 어려울만큼 형형 다양한 설악산에서

올 가을 최고의 선물로 가득 채워 온 걸음 이었습니다.

애써주신 님들 덕분에 

고마웠습니다.

감사했습니다.

행복했습니다.


2017. 10. 21. 토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