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의 좋은방/◈좋은글 모음방 510

친구

친구 사이의 만남에는 서로 영혼의 울림을 주고받을 수 있어야 한다. 멀리 떨어져 있으면서도 마음의 그림자처럼 함께 할 수 있는 그런 사이가 좋은 친구이다. 만남에는 그리움이 따라야 한다. 그리움이 따르지 않는 만남은 이내 시들해 지기 마련이다. 진정한 친구란 두개의 육체에 깃든 하나의 영혼이란 말이 있다. 그런 친구 사이는 공간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을 지라도 결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바로 지척에 살면서도 일체감을 함께 누릴 수 없다면 그건 진정한 친구일 수 없다. 진정한 만남은 상호 간의 눈 뜸이다. 영혼의 전등이 없으면 그건 만남이 아니라, 한 때의 마주침이다. 그런 만남을 위해서는 자기 자신을 끝없이 가꾸고 다스려야 한다. 좋은 친구를 만나려면 먼저 나 자신이 좋은 친구감이 되어야 한다. 왜냐하..

사랑은 나무와 같다

* 사랑은 나무와 같다 * 끊임없이 물을 주어야 살아갈 수 있는 게 나무이며, 그것은 사랑이기도 하다. 척박한 사막의 땅에서도 나무는 물이 있어야 한다. 뜨거운 태양아래서 한 그루의 나무는 오랜 고통과 질식을 견디어 내며 물을 기다린다. 자신의 내면에 자신을 포용할 수 있는 한계에 까지 물을 담아 조금씩 조금씩 아끼고 아끼며 하늘이 가져다준 물을 기다리는 것이다. ~* 이해인 *~ 수녀님 감사합니다.

오래된 기도

가만히 눈을 감기만 해도 맞잡은 두 손을 가슴 앞에 모으기만 해도 말없이 누군가의 이름을 불러주기만 해도 노을이 질 때 걸음을 멈추기만 해도 꽃 진 자리에서 지난 봄날을 떠올리기만 해도 기도하는 것이다. 음식을 오래 씹기만 해도 촛불 한 자루 밝혀 놓기만 해도 솔 숲 지나는 바람소리에 귀 기울이기만 해도 갓난아기와 눈을 맞추기만 해도 자동차를 타지 않고 걷기만 해도 섬과 섬 사이를 두 눈으로 이어 주기만 해도 그믐달의 어두운 부분을 바라보기만 해도 우리는 기도하는 것이다. 바다에 다 와가는 저문 강의 발원지를 상상하기만 해도, 별똥 별의 앞쪽을 조금 더 주시하기만 해도 나는 결코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기만 해도 나의 죽음은 언제나 나의 삶과 동행하고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인정하기만 해도 기도하는..

시간이 지나야만 볼 수 있는 별

사랑했던 것은 마치 밤하늘 별처럼 멀어져 갈수록 점점 아름다워 지는 걸 되돌아 보면 다 아름답다 말했던 상처를 아픔이라 말할 수 있도록 시간이 지나야만 알 수 있는 것들은 기다리고 기다려야만 했던 물음 뿐 지나온 날을 사랑할 수 있게 긴 하루 끝에서 조용히 나를 밝혀주는 까맣던 밤에 밤하늘을 빛내고 있는 별 난 별 난 별 난 별 가장 나답게 지나온 모든 걸 사랑할 수 있게 아름다움이란 결국 바라보던 날처럼 아득해진 기억만큼 간절해 지는 걸 되돌아보면 다 아름답다 말했던 상처를 아픔이라 말할 수 있도록 시간이 지나야만 알 수 있는 것들은 기다리고 기다려야만 했던 물음 뿐 지나온 날을 사랑할 수 있게 긴 하루 끝에서 조용히 나를 밝혀주는 까맣던 밤에 밤하늘을 빛내고 있는 별 난 별 난 별 난 별 가장 나답게..

흔들리며 피는 꽃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며 피었나니 흔들리며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 도종환 *~ 감사합니다.

아름다운 관계

바위 위에 소나무가 저렇게 싱싱하다니 사람들은 모르지 처음엔 이끼들도 살 수 없었어 아무것도 키울 수 없던 불모의 바위였지 작은 풀씨들이 날아와 싹을 틔웠지만 이내 말라 버리고 말았어 돌도 늙어야 품 안이 너른 법 오랜 날 흘러서야 알게 되었지 그래. 아름다운 일이란 때로 늙어갈 수 있기 때문이야. ~* 박남준 *~ 감사합니다.

그리운 등불하나

내 가슴 깊은 곳에 그리운 등불 하나 켜 놓겠습니다. 사랑하는 그대 언제든지 내가 그립걸랑 그 등불 향해 오십시오. 오늘처럼 하늘빛 따라 슬픔이 밀려오는 날 그대 내게로 오십시오 나 그대 위해 기쁨이 되어 드리겠습니다. 삶의 지쳐 어깨가 무겁게 느껴지는 날 그대 내게로 오십시오 나 그대 위해 빈 의자가 되어 드리겠습니다. 가슴이 허전해 함께 할 친구가 필요 한 날 그대 내게로 오십시오. 나 그대의 좋은 친구가 되어 드리겠습니다. 나 오늘도 그대 향한 그리운 등불 하나 켜 놓겠습니다. ~* 이 해인 *~ 감사합니다.

작은 이름 하나라도

이 세상 작은 이름 하나라도 마음 끝에 닿으면 등불이 된다. 아플만큼 아파 본 사람만이 망각과 페허도 가눌 줄 안다. 내 한 때 너무 멀어서 못 만난 허무 너무 낮설어 가까이 못 간 이념도 이제는 푸성귀 앞에 내미는 이슬처럼 불빛에 씻어 손바닥 위에 얹는다. 세상은 적이 아니라고 고통도 쓰다듬으면 보석이 된다고 나는 얼마나 오래 악보 없는 노래로 불러 왔던가. 이 세상 가장 여린 것. 가장 작은 것, 이름만 불러도 눈물겨운 것 그들이 내 친구라고, 나는 얼마나 오래 여린 말로 노래했던가 내 걸어갈 동안은 세상은 나의 벗, 내 수첩에 기록되어 있는 마음이 아름다운 사랑의 이름들. 그 들을 위해 나는 오늘도 한 술 밥 한쌍 수저 식탁 위에 올린다. 잊혀지면 안식이 되고, 마음 끝에 닿으면 등불이 되는 이 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