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옥분 9

바다는 새깔과 결로 말한다

바다 위의 수련 바다는 빛과 결로 말한다. 바다는 색깔과 결로 말한다. 2 바다는 색깔과 결로 말한다. 3 바다로의 초대 바다의 유혹 물길 열어 바다로 7월 바다가 부른다. 최영호 사진가는 이렇게 말한다. ' 사진은 자기 속에서부터 터져 나오는 감탄, 비명, 외침 같은 것이다.' 큰아이를 바다와 가슴에 묻은 어미와 아비에게 속정 깊은 작은아이가 바하마 크루즈 여행을 가란다. 자유영으로, 배영으로, 접영으로 바다에서 제왕이었던 그 아이가 바다의 빛깔로, 물결로, 갈매기의 날개짓으로 곳곳에서 속살 에리에리하게 바다 이야기를 말한다. 내 안에서 터져 나오는 비명을 숨기느라 나는 사진기만 자꾸 들었다 놓았다 하였다.

高玉芬님의 자작나무 숲

그녀의 정원 - 가을 그녀의 정원- 겨울 집으로 가는 길 - 가을 집으로 가는 길- 겨울 그해 겨울 집으로 가는 길 사랑차 조리법 -장 영 희- 불평과 화는 뿌리를 잘라내고 잘게 다진다. 교만과 자존심은 속을 빼낸 후 깨끗이 씻어 말린다. 짜증은 껍질을 벗기고 송송 썰어 넓은 마음으로 절여둔다. 실망과 미움은 씨를 잘 빼낸 후 용서를 푼 물에 데친다. 위의 모든 재료를 주전자에 담고 인내와 기도를 첨가하여 쓴맛이 없어질 때까지 충분히 달인다. 기쁨과 감사로 잘 젓고, 미소 몇 개를 예쁘게 띄운 후, 깨끗한 믿음의 잔에 부어서 따뜻할 때 마신다 - 장영희의 영미시산책(축복), 中에서

배롱나무의 그해 겨울

알알이 봄을 기다리며 적설- 그 휘어진 가지마다 배롱나무의 겨울 배롱나무 가지에 영롱한 고드름 알알이 봄을 기다리며 우리 집 720번지 현관 앞에도 내 잔이 넘치나이다. 좀처럼 눈을 만나기 어려운 NC에 소담스럽게 눈이 내려 쌓였다. 여름에는 화씨 100도가 넘고 겨울에도 춥지 않아 은퇴 인구가 이곳으로 몰려든다는 정도로 따듯한 겨울이 이어졌다. 오늘 드디어 자고 일어나니 온통 세상이 하얗게 바뀌었다. 사흘 동안만 백설의 아름다움으로 남아 있기를, 존재하기를 바라면서 나는 카메라를 목에 걸고 현관 밖으로 나갔다. 푹푹 발자국을 내면서 배롱나무 가지마다 소복히 쌓인 설경 곳곳에 포커스를 맞추며 즐거웠다. 사라짐의 가벼움 뒤에 순간 포착으로 영원히 남아있는 할머니의 흔적을 남기고 싶었다. 눈은 곧 사라지지만..

배롱나무의 그 가을/高玉芬

수묵화- 배롱나무의 가을 배롱나무의 늦가을 수묵화-배롱나무의 가을 청청 푸른 하늘 아래 - 배롱나무 열매 배롱나무 잔 가지의 늘어짐이 마치 우리 선조들의 수묵화에서 보는 자잘한 필획, 그 섬세한 붓끝의 진동을 감지하게 한다. 한여름 맺었던 하얀, 분홍, 진분홍, 보라 색의 꽃들은 이제 한결같이 새까만 씨방 열매를 맺어 점점이 붓끝으로 찍어 늘어진 잔 가지의 부드러운 세선과 조화를 이루어 한국인 고유의 정서와 심미적 감각을 일깨운다. 정감어린 풍경으로 내 마음에 그 흔적을 담았다. 때마침 채승우 사진 작가의 우리 전통 문화에 대한 그의 시각을 만나 퍼왔다.

배롱나무의 봄 여름/高玉芬

배롱나무의 옹알이 배롱나무의 한여름. 배롱나무의 절정 꽃으로 말한다. 나의 흰 차와 흰 꽃의 우정 비 바람 불던 날 오후. 초대받은 이웃집 라일락{배롱나무} 오늘은 우리 집(NC, Cary) 현관으로 들어가는 길 양편에 휘어진 가지마다 배롱나무 꽃들이 매달려 있는 모습에 포커스를 맞췄다. 7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계절이라고 이육사 시인은 말했지만 이 낯선 이국 땅에서는 청포도조차 만나기가 어렵다. 그러나 7월은 곳곳에 하얗게 무리지어 피워대는 배롱나무 꽃으로 우리의 눈을, 마음을 달래준다. 얼마 전 이웃에 사시는 정원 선생님 댁에서 차와 과일 대접을 받고 나오다가 뜰 안에 있는 분홍빛 배롱나무를 만났다. 정원 선생님께서 인디언 라일락이라 하셨다. '목백일홍, 간지럼 타는 나무, 배롱나무' 라는 이름만 알..

훈장 단 가을나무/高玉芬

훈장 단 가을나무 그해 가을은 내 영혼이 참으로 따듯하고 따듯하였다. 한여름 Iowa 주에서 외손녀와 입이 까맣도록 뽕나무 열매를 따먹으면서 디카 작은 장난감으로 참 많은 사진을 찍었다. 외손녀가 모델이 되기도 하고 들판의 옥수수밭이, 구름이, 호수가 나의 피사체가 되었다. 그런 어느날 현이가 망원 렌즈가 달린 커단 카메라를 사들고 들어왔다 . Nikon D 80이었다. " 왜 취직하고 내년에 사준다고 하더니?" " 어머니의 1 년은 우리들의 1 년과 달라서요." 그날 카메라보다 그의 말에 울컥울컥 감격을 토해내며, 영혼이 떨리는 기쁨을 안고 그해 가을 내내 피사체를 찾아 돌아다녔다. ,이 훈장 단 가을나무처럼 그해에 함께 내 마음에 빨간 훈장을 달아 주었다. 내 영혼이 참 따듯했던 그해 가을이었다. -..

高玉芬님의: 길 위에서

육십년 지기지우(知己知友) 친구여, 이 아침 당신의 묵 향기나는 붓글씨 앞에 묵상하듯 오랜 세월을 뒤돌아봅니다. 고옥분(高玉芬)의 이름이 새날을 밝히고 이웃을 밝히는 등불이 되기를, 새아침을 열어가는 아름다운 꽃 등이 되라는 은유, 축배의 잔 새삼 가슴 뭉쿨하게 다가섭니다. 오랜 세월 세필로 성경 신약의 말씀을 한 자도 틀리지 않고 옮겨 써 두꺼운 책으로 엮어 아들과 딸에게 각각 말씀을 남겨준 그 저력과 인내와 온유와 하나님 사랑을 새삼 읽습니다. 온전히 국가에서 기성회비 면제되는 국립사범대학을 졸업하여 평생을 교직자로 어려움 없이 살게 해주셨다는 하나님의 은혜 그대로 되돌려 드린다는 당신의 뜻은 거금 3천만원이라는 장학금을 어려운 우리 과 후배들에게 전하였습니다. 매년 음력설만 되면 이국땅 객지에서 얼..

김포: 가현산 진달래 축제

고옥분 작가님께서 경기 김포에 낮으막한 산 가현산 진달래축제 분위기의 작품을 보내주셨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한남정맥길에 후따닥 지나갈적에도 진달래꽃 살짝 피었던 기억 있는데 그 동안 몇년 훌쩍 지났으니 고목의 아름드리 나무 되어 탐스러운 꽃을 피워 오가는 모든이들의 심신을 달래주는 듯 합니다. 감사합니다!! 2021. 04. 02. 금욜.

North Carolinael Blue Sky 하늘은

소나무가 있는 호숫가 ▲ 청솔 곁에 살으리랏다 ▼ 가을 뒤에 오는 여백 그 Blue Sky 쪽빛 하늘 아래 살고지고 빈 하늘 빈 마음 하나 그 해 나는 이른 아침 호숫가로 산책을 자주 나갔다. "모든 아름다운 것은 야성적이며 자유롭다."고 Henry David Thoreau가 말했다. 그는 모든 생명의 내면에 숨어있는 "은자 베드로-신성의 상징적 존재로,불교식 으로 말하면 모든 중생 속에 깃들어 있는 불성의 의미"를 따라 문명과 세속의 더러움에 찌든 내면의 신성/야성/불성을 회복하기 위해 성지를 향해가는 과정이 곧 '산책(Walking)'이라고 하였다. 그는 길들여지지 않는 자연 본래의 상태, 교육이나 현대 문명에 길들여지지 않은 원시의 생명력, 활기, 선과 가장 가까운 것, 지식의 사원을 부숴버리는 저..